본문 바로가기

공유경제와 뉴스

8조원대 '그럽허브' 인수戰서 우버 꺾은 네덜란드 배달업체

미국 2위 음식 배달 업체 그럽허브(Grubhub)를 사들여 ‘미국판 배민’이 되려했던 세계 최대 승차 공유

업체 우버(Uber)의 꿈이 물거품처럼 사라졌다.

 

대신 유럽을 대표하는 음식배달 서비스 플랫폼 ‘저스트이트 테이크어웨이닷컴’이 이 꿈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CNBC는 10일 "네덜란드 소재 음식배달앱 저스트이트 테이크어웨이닷컴이 그럽허브 주식 전량을 인수하기로 했다"며 "총 73억달러(약 8조7000억원) 규모"라고 전했다.

 

 



네덜란드 음식배달 서비스 기업 테이크어웨이닷컴과 영국 음식배달 서비스 기업 저스트이트를 합병해 만든 테이크어웨이닷컴은 우버에 비해 우리나라에서 인지도가 낮지만, 유럽에서는 창립 20주년을 맞은 시가총액 130억유로(약 17조원) 규모 거대 기업이다. 시총 기준으로 SK텔레콤이나 포스코와 비슷하다.

이 회사를 이끄는 1978년생 젊은 최고경영자(CEO) 이처 흐룬은 22살에 회사를 창업한 이후, 수없이 많은 인수합병(M&A)을 통해 몸집을 키웠다. 2018년 독일 시장에서 가장 강력한 경쟁사였던 딜리버리히어로에 9억3000만유로(약 1조2000억원)를 주고 독일 사업권을 사들인 것이 대표적인 예다.

딜리버리히어로는 요기요, 배달통에 이어 배달의민족까지 인수하면서 한국 음식배달 서비스 시장을 독차지한 기업이지만, 본국인 독일에서는 저스트이트 테이크어웨이닷컴에 밀려 힘을 못쓰고 있다.

 

 

 

이번 인수 합의문을 보면 저스트이트 테이크어웨이닷컴은 "영국, 네덜란드와 독일에 이어 세계에서 가장 큰 배달 시장을 자랑하는 미국에도 기반을 둔 회사를 만들었다"며 "주주 승인과 미국 규제당국 승인을 마치는 2021 년 1분기쯤 거래가 완전히 성사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코로나19 위기 속에도 과감한 M&A에 나섰던 우버는 그럽허브 인수 실패로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에 난항을 겪을 전망이다. 우버는 코로나 상황에서 승차 공유 사업이 궤멸에 가까운 타격을 입자, 음식 배달 사업 '우버 이츠(Uber eats)'를 강화하는 차원에서 그럽허브 인수를 추진했다. '코로나 이후' 시대에 맞게 포트폴리오를 전환하고, 2021년 흑자로 돌아서는 것이 우버의 목표였다.

그러나 ‘2위 업체와 3위 업체간 합병으로 독과점이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면서 미국 규제 당국이 인수를 승인하지 않을 가능성이 불거졌다. 그럽허브 측 역시 합병 실패에 따른 위약금 문제를 놓고 우버와 줄다리기를 했다.

로이터는 전문가를 인용해 "그럽허브가 우버보다 유럽 기업에 지분을 넘기는 편이 미국 규제 당국 승인을 얻는 더 나은 방법이라 판단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우버는 이날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우버 주가는 이날 장 중 그럽허브 인수 실패 소식이 알려지자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전날보다 4.81% 낮은 가격에 거래를 마쳤다.